그동안 바라고 바라왔던 홍콩 (마카오는 덤으로) 여행을 다녀왔다.
2002년 2월, MBC에서 방영한 한일합작 드라마 '프렌즈'를 보고난 다음부터,
누군가 나에게 해외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를 제일 가고싶냐 물을 때마다 난 홍콩이라고 대답했다.
2002년부터 지금까지 쭉, 그러니까 12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랬다.
이 '프렌즈'에 대해서는 줄거리라든지 구구절절 소개하고 싶은 게 많지만
어찌됐든 메인은 홍콩여행이니까 접어두기로 하고.
총 4화인 프렌즈에서 홍콩이 나오는 장면은 1화의 전반부 뿐이다.
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원빈은 한국인, 후카다 쿄코는 일본인이기 때문에
드라마의 공간적 배경은 대부분 한국 아니면 일본이다.
홍콩은 두 주인공이 각자 여행때문에 왔다가 처음 만나게 되는 장소로서,
두 사람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고 난 다음에는 각자의 회상씬에서만 잠깐씩 나올 뿐이다.
그럼에도 내 기억에 홍콩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유는, 1화 전반부 그 짧은 시간속에서도 단 한순간,
두 사람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기 전날 밤에 같이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장면 때문이다.
홍콩의 야경은 그냥 봐도 멋진데 거기에 불꽃놀이까지 더해지니.. 참 멋졌다.
다른덴 몰라도 홍콩은 꼭 가보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.
물론 열다섯 살 사춘기에다 드라마가 밤에 방영된 탓에
감수성이 넘쳐흘렀던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..
아무튼
여행준비를 하면서 왜 하필이면 홍콩을 가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.
홍콩은 쇼핑말곤 할게 없다느니 나중에 취직하고 하루이틀 휴가만 내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느니
워낙 팔랑귀인 탓에 솔직히 그냥 다른데 갈까 했던 것도 사실이다.
그래도, 홍콩은 내가 제일 처음 생각했던 해외여행지니까,
뭐랄까 의리? 같은 느낌에다.. 27살 먹고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의 첫 여행지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
그냥 가기로 했다.
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꽃놀이는 못 봤다.
일 년에 두번인가 밖에 안 하는데.. 그게 내가 갔을 때는 아니었다.
그래도 멋진 야경을 봤으니까 만족하는 편...이다.
나~중에 각종 여유가 되면 때 맞춰서 한번 더 다녀와야지^^
사진이 워낙 많아서 정리할 엄두를 못내다가
더 이상 미루면 여행의 기억을 다 까먹을 것 같아서,
지울 사진은 지우고 남길 건 남길 겸 차근차근 포스팅한다.